김동관 발굴 ‘제2의 테슬라’ 니콜라 지분 가치 7배 ‘쑥’

입력 2020-06-09 04:01

김동관(사진)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선구안이 빛을 발했다. 한화그룹이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가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급속 성장하고 있다. 니콜라 지분 투자를 계기로 한화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태양광을 넘어 수소 등 다방면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니콜라가 상장 첫날인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종가 기준으로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122억 달러에 달한다. 한화가 보유한 지분(6.13%) 가치를 환산하면 7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니콜라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에 나선 지 1년6개월 만에 지분 가치가 7배 이상 커진 셈이다.

니콜라 투자 결정에는 김 부사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당시 한화큐셀 영업총괄 전무로 근무 중이던 김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성을 확인하고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보 수집에 나섰다. 김 부사장은 니콜라의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사업 비전을 확인하고 사업 방향을 공유하는 등 장기 계획도 세웠다. 김 부사장과 밀턴은 현재까지도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의 수소 트럭. 니콜라 홈페이지

니콜라가 계획 중인 수소 충전소에서는 하루 8000㎏ 이상의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수소 충전소의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데 한화솔루션은 이와 관련한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의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이클이다.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기회를,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확보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콜라는 2015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수소 1회 충전으로 1920㎞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 트럭(FCEV)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배터리 트럭(BEV) 등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수소 사업은 초창기 국면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 시장 특성상 장거리 수송용 수소 에너지 시장의 성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미국 트럭 운송 시장 규모는 9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