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가 곧 증거… 신실한 증인으로 살자”

입력 2020-06-09 00:06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가 순교자 기념 주일을 맞아 순교의 의미를 되새겼다. 고신 총회는 지난해 69회 총회 때 6월 둘째 주를 순교자 주일로 기념해 지키기로 결의했다.

고신 총회는 8일 순교자기념주일 공동설교문을 통해 “순교가 곧 증거”라고 밝혔다. 설교문을 작성한 이상규 고신대 명예교수는 순교에 대한 동서양의 해석을 비교하며 순교의 본질적 의미를 찾았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한자문화권에서 순(殉)이라는 말은 거룩하고 고상한 죽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죽을 사(死)와 열흘 순(旬)이 합쳐진 말로서 ‘죽은 사람의 뒤를 이어 열흘 안에 따라 죽는다’는 숨은 뜻도 있다. 즉, 함께 죽음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순교에는 동양 문화권에서 말하는 의미와 다른 뜻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순교를 뜻하는 영어는 라틴어 마르티리움에서 왔고, 이 말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말투리온”이라며 “말투리온은 흔히 순교로 번역되지만, 본래 의미는 ‘증언’ 또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말해 신약에서 순교라는 개념은 따로 없었고, 증언 혹은 증거라는 말이 후에 순교라는 의미를 지니게 됐다”며 “말씀을 바르게 증거하는 일은 목숨을 건 행위였기에 증거가 곧 순교라고 불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인내하며 복음의 신실한 증인이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살 때 우리에게도 생명의 면류관을 주실 것이다. 이런 확신으로 오늘을 살되 신실한 증인으로 살기 위해 결단하기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