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청소부에게 ‘사랑의 라면’을

입력 2020-06-09 00:12

서울 영안교회(양병희 목사·사진 왼쪽)가 지역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부에게 전달해 달라며 4000만원 상당의 라면 3000상자를 서울 중랑구에 전달했다.

양병희 목사는 지난 5일 영안교회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정부에서 받은 재난지원금으로 지역상권도 살리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로 목숨을 끊은 경비원, 아파트 계단과 복도를 청소하는 청소부가 떠올라 그분들을 응원하기 위해 라면을 선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 목사는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부를 후원하기 위해 먼저 100만원을 쾌척했다. 성도들도 재난지원금으로 라면을 구입할 때 대형마트나 도매상을 이용하지 않았다. 동네 작은 슈퍼에서 라면 상자를 살 땐 가격을 깎지 않고 제값을 줬다. 주일학교 학생들도 용돈을 모아 라면 기부에 동참했다.

교회 관계자는 “담임목사님 뜻에 공감한 성도들이 2주 만에 재난기부금 카드를 내놓거나 라면 상자를 직접 사서 교회로 가져왔다”면서 “나눔 소식이 알려지자 교회에 다니지 않는 비신자들도 재난기부금의 일부를 내놓겠다며 나눔운동에 동참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라면 전달식에서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라면을 받는 3000명 모두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안교회는 지난 3월 마스크 대란 때 5000만원 상당의 마스크 3만장을 구입해 2만장은 중랑구에, 1만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 총회에 기증했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