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어쩌면 코로나와 같은 상황에서 계속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코로나와 같은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신앙인의 삶에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자
먼저는 우리의 신앙이 어디에 있는가 돌아보기를 바란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를 향해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고후13:5)고 했다. 고난과 시련은 오히려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며 연단하는 기회가 된다. 평안할 때에는 우리의 믿음이 다 괜찮은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면 우리의 믿음이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자인지, 반석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은지를 알게 된다(마7:24~27).
코로나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역대급 태풍이다. 태풍으로 인해 많은 피해도 있지만 태풍을 통해 자연이 새로워지고 정화되기도 한다. 우리의 신앙과 한국교회도 이번 기회에 새로워지고 정화되어 마지막 시대에 거룩한 제사장 나라로 쓰여지기를 소망한다. 그동안 교회안에 들어온 세상 가치들(성공주의, 물질주의, 개교회 이기주의와 경쟁...)이 사라지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 성경적 가치관이 회복되어야 한다.
둘째는 세상을 향한 우리의 모습이 달라져야 한다. 함께 공감하며 사랑으로 섬기셨던 예수님을 닮아가야 한다.
우리는 항상 ‘예수님이라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하셨을까?’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천년 전에 오셨던 예수님이 지금 다시 오신다면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과거 유대 종교지도자들에게 하셨던 책망의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 두렵다.
얼마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클럽에서 확산되어 갈 때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에 너무 부끄러웠다. 세상으로 부터 교회가 공격 받았으니 이 참에 똑같이 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비난과 비방을 서슴치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향한 목소리도 내어야 하지만 기도의 소리보다 앞서서는 안될 것이다. 예수님은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막11:17)고 말씀하셨다.
세상을 향한 비방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람은 사랑으로 그들을 품고 변화시켜 나가야 된다. 간음한 여인이 예수님 발 앞에 붙잡혀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돌을 들어 치려하였으나 예수님은 그녀를 정죄하지 않으셨다. 교회는 돌이 아닌 용서와 사랑의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교회는 구별된 거룩한 장소인 동시에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장소가 되어서는 안된다.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체휼(동정, 공감)하시는 분(히4:15)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나인성 과부 아들의 죽음을 그냥 지나치시지 않았고,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슬퍼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시며 비통해 하셨다. 주님의 몸된 교회인 우리들이 예수님처럼 세상의 아픔과 공감하며 사랑으로 다가가야 한다.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야
셋째는 모두가 힘든 이 때에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진정한 이웃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희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6:3~4)
나는 예전에 이 두 말씀을 읽을 때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거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우리가 선을 행함에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선을 행하고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우리를 위함이 아닌 이웃을 위한 선이되어야 한다. 나 중심의 선이 아닌, 나의 이기적 목적을 위한 선이 되어서는 안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가 선을 행할 때 ‘다 자기들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 강하게 부인하지 못하겠다. 나도 목회를 하며 사역적 차원에서 구제와 선을 행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진정성이 세상에 공감되고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사랑의 마음이 바탕되어야 한다. 모든 일이 사랑 때문이어야 한다.
세상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안보는 것 같아도 지켜보고 있다. 온 세상이 힘들어 하는 이 때야말로 교회의 다름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교회의 장소적 개념에서 벗어나 바로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교회임을 깨닫고 세상과는 다른 차원의 삶을 살아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고통하는 이 때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달라진 삶이 이 땅의 희망이 될 것이다.
이재은 목사 (군남교회 담임)
◇필자 약력=목원대 신학대학원 석사,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Ph.D 선교학 수료, 행복한 커피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