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월 전당대회가 조기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예비 당권 주자 간 여론전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관리형’ 당권 주자들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은 “7개월짜리 당대표는 안 된다”며 판 흔들기에 주력하지만 이낙연 김부겸 ‘대권형’ 당권 주자들은 주변 여론에 개의치 않고 ‘직진’하겠다는 의사를 굳히고 있다.
우원식 홍영표 의원은 대권형 당권 주자 견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홍 의원은 각종 인터뷰를 통해 “대권 주자들의 당권 도전은 부적절하다. 당내 다수가 우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다른 대권 주자들과의 접촉면도 넓혀가는 중이다. 홍 의원은 최근 박 시장을 만난 데 이어 조만간 이 지사를 만날 예정이다. 우 의원도 지난달 이 지사와 만찬을 진행했고, 박 시장과도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관건은 최근 당내에 번지는 ‘대권 주자의 당권 불가론’이 당내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냐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7일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건데 납득이 안 간다. (코로나 극복은) 청와대·정부가 하고 당은 뒷받침하는 역할”이라며 “이 위원장이 당권 도전 의사를 접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의원은 “우려는 상당하지만, 의원들이 실제 집단적으로 의견을 형성해 공동 행동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 진보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지난 3일 모임에서 대권 주자의 당권 도전이 부적절하다는 것에 공감대를 이룬 데 이어 추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당내 여론에 개의치 않고 직진하겠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경쟁자들의 정치적 흠집내기”라며 “이 위원장은 정치적 유불리와 상관없이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국민 명령만 듣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언론인 출신 의원들과 막걸리 회동을 하고, 오는 11일에는 부산·경남(PK) 지역 낙선자들과 만찬을 갖는 등 ‘식사 정치’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물밑에서 차분하게 출마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당권 도전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대선 불출마 카드’도 여전히 고심 중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