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각국에서 짧은 시간에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남녀의 기대수명이 최대 3년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이후 4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보험연구원은 7일 ‘코로나19로 인한 장단기 사망률 변동성 확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망자가 3만명을 넘어선 영국 이탈리아 등의 ‘장단기 사망률’ 변동률 추정치를 소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계리사회의 사망률 집계 부서(CMI)는 코로나19로 65세 남녀의 기대 여명이 각각 1.5%, 1.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른 질병 요인 등을 갖고 있다가 코로나19에 걸리면서 죽음에 이른 ‘초과 사망자’ 수가 연내 2만명에 달하는 걸 상정한 수치다.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된 5개 지역의 최근 5개년 평균 사망자 수와 코로나 초과 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 남녀 기대수명이 각각 2.0~3.5년, 1.1~2.5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집단 면역’을 시도했던 스웨덴에서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연령별로는 80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남녀 기대수명은 각각 3년, 2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여파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영국 연금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미래 고연령 사망률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의 간접적 영향이 지속되면서 장기적으로 사망률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완치자 가운데서도 신장기능 저하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환자가 발생할 수 있고, 경기 침체로 장기간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의 건강 악화 등이 장기 사망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나 또 다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외 분석 결과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