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6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재택근무, 휴교, 온라인 종교활동 등을 통해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마지막 주(4월 29일~5월 5일)에 신규 확진자가 일평균 7.4명이었으나 지난달 27일부터 6월 2일까지는 일평균 45.1명으로 6배였다. 5일엔 51명, 6일에는 57명으로 이틀 연속 50명을 웃돌았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도 늘어 최근에는 10%에 근접했다. 생활방역 전환 기준(신규 확진자 50명 미만, 감염 경로 미파악률 5% 미만)을 이미 넘어선 위기 상황이다.
감염 확산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개척교회 및 교회 소모임, 서울 관악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양천구 탁구장 등에서 잇따라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 급증도 문제지만 상대적으로 증상이 심하고 치사율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게 특히 우려된다. 코로나19는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되기 때문에 어디에선가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감염이 지방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수도권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체계로 되돌려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권고가 괜한 걱정에서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경제에 미칠 악영향, 시민 불편 등을 감안하면 쉽지 않겠지만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막으려면 신규 환자 발생을 생활방역 기준 이내로 묶어둬야 한다. 방역 당국의 대처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게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방역 당국은 동호회, 종교 소모임 등의 활동을 자제하고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등은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 방역의 고삐를 다시 바짝 좨야 한다. 불필요한 나들이를 삼가고 사람 간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아프면 출근하지 않기 등 방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설] 위기에 처한 생활방역… 사회적 경각심 다시 높이자
입력 2020-06-08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