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의 ‘여름X댄스X혼성 그룹’ 프로젝트 6일 방송은 이효리, 비(정지훈), 유재석으로 시작해 린다G, 비룡, 유두래곤으로 끝이 났다. 팀명은 가요계를 세 명이 싹 쓸어버리자는 의미로 ‘싹쓰리’(사진)로 정해졌다.
‘싹쓰리’는 이날 방송에서 활동 신호탄을 쐈다. 네티즌과 라이브로 소통하며 콘셉트, 음악 장르, 팀명과 부캐릭터(원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까지 완성했다. 라이브 생중계는 방송 이틀 전 기습으로 진행됐는데 평일 낮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10만여명이 몰렸다.
가요계와 예능계를 넘나든 레전드 3인방은 린다G(이효리), 비룡(비), 유두래곤(유재석)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특히 린다G는 미국에서 미용실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40대 여성으로 설정됐다. 이 장면에서 시청률은 12.2%(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다.
‘싹쓰리’ 결성은 혼성그룹이 사라진 지금의 가요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룰라, 쿨, 샵 등 혼성그룹 전성기였던 90년대에는 대중가요를 향유하는 팬층의 연령과 성별의 범위가 넓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적 인지도보다 얼마나 탄탄한 팬덤을 모으는지가 성패의 기준이 됐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 중심으로 가요계가 재편됐다.
팬덤은 특별한 판타지를 갖고 있다. 앞서 룰라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였단 이상민은 “지금의 팬덤은 가수가 일과 팬들에게만 집중하기를 바란다”며 “남녀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김태호 PD는 혼성그룹이라는 블루오션을 노리면서 지속성이 없어도 되는 여름 한 철 장사를 타깃으로 삼았고, 대중적 영향력이 커서 굳이 팬덤의 화력이 없어도 되는 톱스타 세 명을 모았다. 이효리, 비, 유재석이기에 가능한 그룹인 셈이다.
다만 ‘싹쓰리’가 흥행에 성공해도 향후 혼성그룹이 대세로 떠오르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결집력이 낮은 혼성그룹을 매니지먼트 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다”며 “음원 순위 1위는 단기적인 성공이지만 팬덤을 구축하면 가수의 생명력이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