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업체발 집단감염, 수도권서만 최소 13명 확진

입력 2020-06-05 04:01
사진=연합뉴스

고령층을 노리는 다단계 업체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수도권에서 최소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부분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이라 방역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안산·안양·수원시는 2일 다단계식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에서 확진자 13명이 발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2일~이달 1일 업체 방문객 188명과 업체 직원 11명 등 19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어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서울 관악구 조원동에 있는 리치웨이는 좁은 실내에서 독특한 판매 방식인 세미나와 판매원 교육을 이어가며 집단감염을 자초했다.

직원들은 ‘홍보관’으로 불리는 사무실에 노인들을 모아놓고 건강식품을 팔았다. 일종의 ‘쇼’인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병행하며 노인들의 호감을 샀다. 또 참가자들이 지인들을 데려오게 해 새 참가자를 모집했다. 모두 방역에는 독이 되는 행동이다. 그러면서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처음 확진된 이는 리치웨이 방문객인 서울 구로구 거주 72세 남성이었다. 이 노인은 1일 리치웨이 사무실에서 힘을 잃고 쓰러진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직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최초 감염원인지는 불분명하다.

3일부터는 서울 및 경기도(거주지 기준)에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서울에선 3일 65·56세 여성, 4일 69·74세 남성, 리치웨이 직원인 48·63세 여성이 확진됐다. 3일 경기도 군포와 안산에선 각각 73세 남성과 83세 남성이, 4일 수원에선 59세 여성과 80대 남성이, 안양·안산에선 각각 83세 여성과 리치웨이 직원인 57세 여성이 확진됐다. 안산 57세 여성은 지난달 31일 발열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났고 구로구 거주 72세 남성의 접촉자라 최초 감염원일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검사 중인 199명에는 확진자 13명이 지하철역이나 식당 등을 돌아다니며 만난 접촉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여지가 다분한 셈이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등교를 미룬 수도권 학교는 511곳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8곳 줄었다. 경기도 부천 251곳, 인천 부평 153곳, 인천 계양 89곳 순으로 많았다. 등교 후 확진자는 학생 6명, 교직원 3명이다. 모두 지역에서 감염된 것으로 학교에서 감염된 사람은 아직 없다.

오주환 이도경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