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4일 임시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 부원장 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교체설이 금융권 안팎의 이목을 끌던 상황에서 이뤄진 전격 인사다. 금감원 부원장 인사는 금감원장이 제청해 금융위원회가 임명하지만 청와대의 인사 검증도 거친다.
금융위는 이날 금감원 총괄·경영 담당 수석부원장에 김근익(55)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에는 최성일(56)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엔 김도인(57) 전 금감원 부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임기는 5일부터 3년간이다. 지난 4월 사의를 밝혔던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권인원·원승연 부원장은 물러난다.
김 신임 수석부원장은 금융위 기획재정담당관과 은행과장, 국무조정실 산하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최 신임 부원장은 은행감독원 출신으로 금감원 은행감독국장, 감독총괄국장, IT·금융정보보호단 선임국장 등을 거쳤다. 김 신임 부원장은 증권감독원 출신이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장, 자산운용검사국장, 기업공시국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임명 직후 윤 원장에게 “금감원 간부진이 새롭게 갖춰진 만큼 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지원 및 현장점검 등을 신속하고 차질 없이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금처럼 긴밀하고 유기적 소통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데 양 기관이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 윤 원장 교체설과 더불어 부원장 인사가 두 달가량 표류하면서 금융권 안팎에 각종 소문이 무성했던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폐지설이 거론됐던 수석부원장 직함도 유지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수석부원장은 금감원 정관에는 없지만 관례적으로 사용하던 직함이었다.
한편 금감원 노조는 성명을 통해 “예산과 인사를 관장하는 수석부원장에 또다시 금융위 출신 김 전 FIU 원장이 임명됐다”며 “모피아 낙하산 인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양민철 조민아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