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국산 방역용품과 의약품 수출이 활발하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인해 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있지만, 국내 제약업계는 세계시장으로의 의미 있는 ‘노크’하고 있다.
국산 방역용품과 코로나19 환자 치료 목적 의약품의 해외 수출 실적이 지난 1월부터 증가 곡선을 그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들어 급격한 수출 증가세를 보인 '코로나19 관련 7대 유망상품'으로 ▲의료용품 ▲위생용품 ▲건강식품 ▲홈쿠킹 ▲홈뷰티 ▲청정가전 ▲디지털 장비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의료용품의 수출액 증가폭이 커 주목된다. 지난 1월 164만3000달러(한화 20억51만원)였던 국산 의료용 방진복 총수출액은 지난달 약 2463만2000달러(299억9000만원)로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만4561% 증가했다. 의약품 수출액도 늘어 지난 1월 4억935만2000달러(4984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6억2048만 달러(7554억9000만원)로 뛰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7% 증가한 규모다. 특히 K-방역의 핵심으로 주목받은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는 해외 시장에서 수요도 많고 만족도도 높다. 처음 키트가 출시됐던 1월 수출액은 3400달러(413만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월별 변화를 보면 ▲2월 64만3000달러(7억8000만원) ▲3월 2410만1000달러(293억5019만원) ▲4월 2억65만3000달러(2442억7000만원) ▲5월 1억 3128만 달러(1598억4000만원) 등으로 급상승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가 브랜드 역량도 한몫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픽스(PICS)에 가입한 바 있다. 팩스는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기준(GMP) 관리를 위한 국제 협의체로, 한국·미국·독일·일본 등 49개국의 53개 의약품 규제기관이 속해 있다. 이후 2016년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회원이 되면서 의약품 품질 관리 지침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가 유럽의 화이트리스트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는 유럽으로 GMP 서면 확인 없이 원료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세계 각국과 GMP 상호 인증을 추진하면서 수출·수입 과정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왔다”며 “의약품 관련 다국적 협력체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국제적 신인도를 확보해왔기 때문에 의약품·의약외품 품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에 기업과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는 모습이 국가의 대외적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런 수출 증가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이번에 구축한 파트너십과 판로가 향후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