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획기적 개선… 촘촘한 사회안전망 갖추자”

입력 2020-06-09 18:25 수정 2020-06-09 20:45
사진=박효상 쿠키뉴스 기자

“코로나19가 야기한 민생위기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21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를 1순위 지망한 이유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배 원내대표는 쿠키뉴스에 “복지위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최전선 역할을 한다”며 “코로나19가 가져온 민생위기에 사회안전망 구축과 공공의료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민선 5기 인천 남동구청장으로 정책 집행책임자로서의 경험을 살린다면 상임위 활동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가 21대 국회 개원 이후 본인의 1호 법안으로 18세 이하 어린이 병원비 100만원 상한제를 내세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이 80%인 반면, 우리나라는 63.8%로 하위에 머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지만 현재까지 오른 수치는 고작 ‘1.1%’. 배 원내대표는 1호 법안이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줄이려면 반드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원내대표는 보건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 처우 개선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간호조무사나 응급구조사들이 보건인력임에도 다른 인력보다 차별을 받고 있고, 돌봄·육아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는 불안정하고 처우도 낮다”며 “보건복지 서비스 담당자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국민들께 제공될 수 있기 때문에 처우 개선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177석)과 미래통합당(103석)에 이어 6석으로 원내 제3당의 지위를 갖고 있다. 원내 3당이지만 입지는 좁다. 20대 국회에서 정의당은 민주평화당과 ‘정의와 평화’에 동참, 교섭단체의 일원으로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연대할 파트너가 딱히 거론되지 않는다. 이러한 정의당의 어려운 처지를 배 원내대표도 인지하고 있다. 그는 “교섭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정의당이 처한 현실”이라면서도 “정의당은 국민의 고단한 삶을 제대로 전달할 마이크 역할과 동시에 개혁의 올바른 방향과 속도를 제시하는 방향키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정의당 의원은 총 6명. 심상정 의원을 뺀 나머지는 모두 초선이다. 배진교 원내대표도 국회의원 총선 5수만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민선 5기 인천 남동구청장을 지낸 그는 지방선거에서도 4번 도전해 3번 낙선했다. 그렇게 수차례 낙선하면서도 진보정치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을 새롭게 발전·성장시키는 데 있어서 비례대표로 우선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개인으로도, 당을 위해서도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원내 의원들의 절대적 경험부족을 배 원내대표는 팀워크로 극복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의원 개인의 능력과 자질을 중심으로 한 의정활동보다는 의원단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강력하게 움직여야 한다. 20대에서 3만개 이상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그중 2만개가 폐기됐다. 하나의 법안을 만들더라도 제대로 협의하고 협력해 국민을 위한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배 원내대표는 ‘노회찬 정신’을 거론했다. 과거 ‘우리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다는 대원칙을 제외하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던 고(故) 노회찬 의원의 말이야 말로 앞으로 정의당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는 것이다.

배 원내대표는 “진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의당이 국민들께 내부 혁신을 요구받는 것은 변하지 않은 영역이 있었다는 의미로, ‘국민과 함께 간다’는 원칙을 제외하고 다 바꿀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진보의 길을 밟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정의당을 볼 때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이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잘 낼 수 있도록 응원해준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진보 비전을 만들어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20년의 전통을 지켜온 진보정당”이라며 “다른 당과 선명하게 구별되는 정책적 이슈를 만들고 아젠다를 형성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실천으로 외연도 확장하고 당도 강화하는 조직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상우 쿠키뉴스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