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시작부터 여야 충돌… 단독개원·상임위장 선출 등 험난

입력 2020-06-04 00:28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5일 21대 국회 개원 본회의 소집에 쐐기를 박으며 연일 야당을 고강도로 압박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민주당의 단독 개원과 상임위원장 선출 고비마다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이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다음 주에는 상임위 구성도 완료하고, 3차 추경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사에도 착수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춰세우고 법은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협치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통합당이 ‘예결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상임위원장 18석을 전부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실천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코로나19 관련 추경 처리와 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서라도 원 구성을 하루빨리 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자리를 나누는 협치가 아니라 국민 건강과 경제를 살리는 협치를 하는 게 우선”이라며 “선거 전과 후에 의석 지형이 엄연히 변했는데 야당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게 현 상황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통합당은 국회의장단 선출 등을 위한 본회의는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이뤄진 게 관례라는 점을 들어 계속 반대하고 있다.

다만 단독 개원에 이은 실제 ‘상임위 싹쓸이’까지는 적지 않은 걸림돌이 예상된다. 일단 5일 민주당이 단독 개원할 경우 원내대표의 협상력이 상실돼 향후 여야 협상 역시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가 대체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1년 동안 야당과 끊임없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원내대표단은 초기 관계 설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와 예결위를 가져온다면 다른 상임위 배분은 열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차기 국회의장에 내정된 박병석 의원이 또 다른 열쇠를 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음주 중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본회의 개최 권한이 있는 국회의장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의원이) 21대 국회 첫 시작부터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는 그림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원 구성이 늦어지더라도 일단은 최대한 여야 협상을 장려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신재희 박재현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