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의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올해 1월부터 성병에 포함되면서 남성에 대한 백신 지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4급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된 성매개감염병은 기존의 매독, 임질, 클라미디아감염증, 연성하감, 성기단순포진, 첨규콘딜롬(생식기사마귀)과 추가된 HPV 등 7종이다. 이에 따라 HPV 보유자의 성별, 연령별 현황 및 특성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으며,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됐다. HPV는 백신이 있기 때문에 성별에 관계없이 예방이 가능하지만 정부는 당장의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 확대는 무리라는 뜻을 내비췄다.
HPV 백신은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접종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만 12세 여아에 한해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남성은 지원되지 않아 20~30만원의 접종비를 자비로 내야한다. 특히 HPV가 원인이 된 생식기사마귀 환자의 경우, 질환 치료 후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두건 고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비뇨기과에서 HPV는 성병으로 여겨지는데, 생식기사마귀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라며 “일선 비뇨기과에서는 성병 걸린 남성들을 대상으로 백신 주사를 놓는다. 백신은 병에 걸리기 전에 접종해야 효과가 있는 것인데 걸린 후 맞추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성병이기 때문에 예방 지원도 성별 구분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질본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남성에게서도 HPV와 관련 여러 질병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위험도 등을 고려했을 때 순위가 떨어진다. 아직 남성의 HPV 감염 발생률, 중증도 등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안전성, 발생률, 치사율, 경제적 이득 등을 고려한 국가백신 도입 기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도입이 시급한 백신 리스트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1~5월까지의 HPV 발생현황을 보면, 남성이 32명, 여성은 3247명으로 집계됐고 20~30대의 젊은 층이 많았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