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집콕’족… 셀프 네일·염색 인기

입력 2020-06-08 17:46
일러스트=이희정 쿠키뉴스 디자이너

목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29)씨는 얼마 전 주말동안 집에서 셀프로 염색을 했다. 탈색한 머리에서 뿌리가 검게 자라난 것이 거슬렸기 때문이다. 노란 빛이 스멀스멀 올라와 어두운 갈색으로 톤을 낮췄다. 김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될 때라 미용실에 가면 머리하는 동안 마스크를 써야할 지 고민스럽기도 하고 번거롭게 느껴졌다”며 “요즘 염색약이 워낙 편하게 나와 큰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침체되고 있지만, 셀프 네일과 염색약 제품 판매는 오히려 늘어났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집콕’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접 염색하는 ‘알뜰족’이 늘어난 데다 직접 손톱을 꾸미는 ‘셀프 네일케어’가 집콕족들의 놀이문화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KOTRA)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미국 뷰티산업 전망’에 따르면, 다국적 컨설팅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올해 전 세계 뷰티산업 성장률이 전년 대비 20~30%에 그치는 등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세포라(Sephora) 등 미국의 뷰티 전문 소매체인을 소유한 LVMH는 1분기 매출이 26% 하락했고, 에스티로더(Estee Lauder)도 1분기 매출이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산업이 전반적인 침체기에 들어섰지만, 셀프 네일과 염모제 등 셀프케어 제품은 성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1분기 품목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얼굴·입술 메이크업 제품 매출은 18% 감소한 반면, 네일케어 제품(218%), 모발염색(172%) 제품 판매는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NPD도 같은 기간 동안 염색약(82%)과 헤어마스크(32%)의 매출 증가가 성장을 견인, 헤어케어 매출은 13%, 네일케어 매출은 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네일 케어 제품과 모발염색 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리브영에서는 3~5월 기간 동안 젤네일과 네일 가전(젤 램프 등) 제품이 전년 대비 각각 41%, 78%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헤어케어 브랜드 ‘미장센’의 염모제 제품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약 50% 성장률을 기록했고, 동성제약의 드럭스토어 전용 염모제 판매율도 올해 1분기 6% 가량 늘었다. 물론 이러한 매출 증가가 코로나19 이전부터 상승세였던 ‘셀프케어’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결과로 한정짓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홈케어·셀프케어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미용실 등 전문샵을 찾는 비중은 다소 줄었지만 드럭스토어 등에서 판매되는 셀프 염모제 매출 비중이 늘어 전체 염모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셀프 염모제의 경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외출을 지양하고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스스로 미용 관리를 하려는 ‘셀프 뷰티족’을 중심으로 젤네일 등 셀프 네일 용품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