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 경제 성장동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원·달러 환율마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선 붕괴’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8년 확정 국민계정과 2019년 잠정 국민계정을 보면 지난해 미 달러화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115달러로 전년보다 4.3%(1449달러) 감소했다. 금융위기 충격으로 10.4% 줄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3743만원으로 1.4% 늘었지만 2017년(5.2%), 2018년(2.9%)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증가율이다.
달러 기준 국민소득이 하락한 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1% 성장에 그친 상황에서 원화 약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5.9% 상승했다.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은 줄어든다.
올해는 1인당 GNI 3만 달러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건이 더 나쁘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2.3% 포인트 낮춘 -0.2%로 제시하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해 연말부터 내려앉은 환율은 올해 초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다시 꿈틀대기 시작해 지난 3월에는 1290원대까지 치솟는 등 더욱 불안한 모습이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250~1260원 수준을 지속하면 1인당 GNI가 3만 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본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명목 GDP 성장률은 -1%로 추정된다”며 “이를 전제로 계산할 때 환율이 5% 정도 절하되면 3만 달러 이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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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