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에서 떨어진 아이’ 데프블라인드 차낙중씨 이야기 [이슈&탐사]

입력 2020-06-03 00:09 수정 2020-06-03 09:39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데프블라인드 차낙중(53·추정)씨가 경기도 여주의 시각중복장애인 시설 라파엘의집에서 처음 만난 기자의 손을 자신의 치아 쪽으로 잡아당기고 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그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손과 머리를 더듬어 누구인지 파악하고 구별한다. 여주=최현규 기자

-8세 때부터 못 보고 못 들어
-언어 교육 실패 ‘혼자만의 세상’

50년 넘게 언어 없이 살아온 남자가 있다. 경기도 여주 시각중복장애인 복지시설 라파엘의집에 사는 차낙중씨. 그는 1970년대 후반 어느 날 장항선 철도 중간의 터널에서 피투성이 상태로 발견됐다. 여덟 살쯤 돼 보이는 아이는 말을 하지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터널 중간 기차에서 떨어진 아이’라는 뜻으로 ‘차낙중’(車落中)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올해 53세로 추정되는 낙중씨는 이후 평생을 장애인 시설에서 살았다. 시설에서는 촉각을 이용해 글을 가르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낙중씨는 몸짓으로 배고픔이나 배변 욕구를 표현한다.










이슈&탐사2팀 권기석·김유나·권중혁·방극렬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