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반적 업황 악화와 함께 산업 부문 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말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잔액이 1259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말보다 51조4000억원 늘었다고 2일 밝혔다.
2008년 1분기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로 지난해 4분기 증가액(24조10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지난해 1분기 증가폭(19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더 압도적이다. 지난해 1분기 말 대비 증가율은 10.4%로 금융위기로 기업들이 생존 위기에 처했던 2009년 1분기(13.4%) 이후 최대다.
용도별로 운전자금 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4분기 13조2000억원에서 37조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시설자금 대출 증가폭은 10조9000억원에서 13조6000억원으로 커졌다.
업종별로 서비스업 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4분기 22조7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4조원으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이 사상 최대인 12조2000억원 급증했다. 전 분기(6조7000억원)의 약 2배다. 부동산업(6조5000억원)과 금융·보험업(5조7000억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7000억원 줄었던 운수 및 창고업 대출은 올해 1분기 2조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대출 증가액은 1000억원에서 150배에 달하는 14조8000억원으로 뛰며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3조9000억원)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2조1000억원) 자동차·트레일러(1조5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1000억원 줄었던 건설업 대출은 올해 1분기 1조4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2조2000억원 증가한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한은 금융통계팀은 “서비스업은 정부 및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 실시, 기업의 자금 확보 노력 등으로 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며 “제조업도 업황 부진으로 자금 수요가 늘면서 대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