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이후 자동차보험을 이용해 한약(첩약)을 처방받은 환자 4명 중 3명이 한약을 일부 버리거나 방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약이 필요한 양보다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효능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상당수 있었다.
소비자권익보호 단체인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는 최근 2년 내 교통사고로 한방진료를 받은 환자(505명)와 일반 소비자(507명)를 설문조사한 결과, 처방받은 한약을 전부 복용한 경우는 25.8%에 그쳤다고 1일 밝혔다. 한약을 모두 복용하지 않는 이유는 ‘귀찮아서’(28.6%, 복수응답)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22.3%) ‘부작용 등 한약을 믿을 수 없어서’(21.0%) ‘너무 많아서’(9.6%) 순이었다.
한방진료 시 처방받는 한약의 양은 10일치 이상이 54.2%였고, 진료 1회당 처방받는 양이 많다고 응답한 사람은 40%였다. 적정한 한약 처방 일수로는 3~4일이라고 답한 비율이 25%로 가장 많았다.
‘만약 한약 비용을 보험사에서 지급하지 않고 소비자가 지불해야 한다면 한약을 며칠분 처방 받겠느냐’는 질문에는 60.5%가 “아예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92%는 양약보다 한약이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한약이 치료에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36.4%가 “거의 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소비자와함께 관계자는 “환자 상태에 따른 개별적 처방보다 이미 정해진 양의 한약을 충분한 설명 없이 처방해 보험료와 자원 낭비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자동차보험에서 보장되는 한약 처방량을 환자 경과에 따라 가감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