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첫 쇄신 작품으로 경제혁신위원회 구성을 내놓았다. 비대위 산하에 설치되는 경제혁신위는 사실상 ‘경제 비대위’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강점인 경제 분야부터 통합당 쇄신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사전에 말씀드릴 것은 없고 개별 비대위원들 소개하면서 비대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비대위를 통해 통합당이 진취적인 정당이 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취라는 건 진보보다 앞서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과의 정책 대결에서 파격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도 ‘진취적으로 국가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코로나로 경제 위기가 온다고 할 정도로 큰 변화를 예고했다”며 “국가적으로 잘 대처하고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논의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비대위 산하에 경제혁신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제혁신위는 통합당의 정책 정당 변신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혁신위가 코로나19 이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경제의 큰 방향과 주요 정책을 제시하고, 당 정책위가 각론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혁신위에서 나오는 아이디어에 대해 정책위가 실현 방법을 제시하고, 또 너무 비현실적인 건 수정하면서 상호 보완적으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경제혁신위를 중심으로 자신의 지론인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 도입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당이 이날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코로나19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을 발의한 점도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의중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경제혁신위 위원장 및 위원 인선은 아직 미정이다. 한 비대위원은 “오늘 비대위 회의에서 경제혁신위의 구체적인 구성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