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반포서 또 ‘래미안 브랜드 파워’ 과시

입력 2020-06-01 04:02
삼성물산은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사진은 반포3주구 투시도.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 3주구 재건축 사업을 따냈다. 반포 3주구는 래미안 퍼스티지 등 반포 일대에 자리 잡은 삼성물산 재건축 아파트와 함께 ‘래미안 브랜드 타운’의 한 축이 됐다. 포스코건설은 신반포 21차 사업에서 깜짝 승리해 강남 정비사업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반포 재건축 수주전 결과가 강남은 물론 서울 전역의 정비사업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포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총 사업비 8087억원 규모 재건축 사업의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투표에 참여한 1316명 중 686명(52%)이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삼성물산은 경쟁자 대우건설에 불과 69표 차이로 앞서며 치열한 수주전에서 승리했다.

삼성물산은 2009년 7월에 입주한 2단지(래미안 퍼스티지)부터 신반포 3차(원베일리), 신반포 15차(래미안 원 펜타스), 1단지 3주구에까지 래미안 브랜드를 입히게 됐다. 한강공원을 바라보는 반포주공, 신반포 일대 노른자 지역 중 1단지 1·2·4주구와 신반포 1차(아크로리버파크) 등을 제외한 지역이 래미안 타운으로 묶인 셈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반포 지역은 재건축 사업의 직접 매출을 떠나서 안테나숍 효과로 인한 광고효과가 엄청나다”며 “압구정동과 성동구, 동부이촌동 등 앞으로 줄줄이 예정된 재건축 사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 건설사는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전으로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5년간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다가 돌아오자마자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과 3주구 사업을 연달아 따내며 브랜드의 건재함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에서 시공사 지위를 박탈당한 대우건설은 3주구도 놓쳤다. 그나마 삼성물산과 박빙의 표 싸움을 벌이며 만만찮은 힘을 과시한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삼성물산이 건재함을 과시한 반면 한쪽에서는 지각변동의 조짐도 보인다. 반포 3주구에 앞서 지난 28일 열린 신반포 21차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는 이변이 일었다. 포스코건설이 삼성물산과 반포 일대를 양분해 온 GS건설을 이기고 사업을 따낸 것이다. 이번 승리로 포스코건설은 반포, 강남 일대 정비사업 수주전에 진출할 교두보를 얻었다.

포스코건설이 약속한 후분양이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대가 큰 의욕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포스코건설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가 돌았었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