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해외파… 이소영 ‘와이어 투 와이어’ 환호

입력 2020-06-01 04:06
이소영이 31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클럽(파72·641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최종 4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일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이소영(23)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키며 본인의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2년 만의 통산 5번째 우승. 마지막 18번 홀 파 퍼트를 성공시킨 이소영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소영은 31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클럽(파72·64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17언더파 271타의 성적을 낸 이소영은 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친 2위 유해란(19)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원.

최종 17언더파 271타로 투어 5번째 우승을 확정짓고 환하게 웃는 이소영의 모습.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매 라운드 선두를 유지한 이소영은 이날도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했다. 안정적인 샷 감각을 선보이며 7번 13번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결국 김보경(2013) 배선우(2016)에 이어 이 대회 세 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하는 영광을 안았다. 나흘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하는 투어 대회에선 쉽게 나오지 않는다.

3라운드까지 이소영에 2타 차 단독 2위를 달렸던 신인 유해란은 마지막까지 1타 차 경쟁을 이어갔다. 유해란은 지난해 8월 추천 선수로 출전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올 시즌 정규투어 직행에 성공했다. 신인 자격을 얻은 뒤 첫 시즌임에도 유해란은 이날 좋은 감각을 유지하며 이소영을 끝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3번 홀에서 버디로 한 타를 줄인 유해란은 후반 13번 홀에선 이글을 잡아냈다. 환상적인 벙커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며 단숨에 두 타를 줄이고 15언더파로 잠시 이소영과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 이소영은 13번 홀 이글 퍼트를 아쉽게 놓쳤지만 버디를 잡아내면서 유해란에 1타 차로 다시 앞서 나갔다.

이소영은 16번 홀에서 유해란과의 격차를 벌렸다. 이소영은 세 번째 샷을 치며 스윙 마지막 동작에서 손을 놓았는데, 이 공이 홀을 아슬아슬하게 돌아 나갔다. 샷 이글이 나올 뻔한 환상적인 샷이었다. 이소영은 안정적으로 버디를 성공시키며 이 홀에서 파에 그친 유해란과 2홀 남겨둔 상태에서 2타 차까지 벌렸다. 유해란은 마지막 2개 홀에서 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올 시즌 신인들 중 첫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2018년 9월 올포유 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과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한 이소영은 지난해 준우승만 3번 차지하며 우승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마지막 우승을 거뒀던 사우스스프링스 골프 클럽에서 5번째 우승을 이루며 좋은 기억을 이어갔다.

KLPGA 투어 7년차인 김소이(26)도 마지막 라운드 질주가 무서웠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놓친 아픔을 설욕하기라도 하듯, 김소이는 3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뒤 4~5번 홀에서 2타를 줄였고, 후반 8개 홀에서도 13~14번,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하지만 3, 16번 홀에서 2개의 보기를 범해 최종 12언더파로 임희정(20)과 함께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US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은6(24)은 3라운드까지 11언더파 205타를 쳐 3타차 공동 4위로 우승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날 무너졌다. 1번 홀과 9번 홀에서 보기, 4번 홀과 7번 홀에선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총 4타를 잃은 끝에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소영은 우승 뒤 SBS골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퍼팅에 자신감이 붙었다. 저를 믿고 쳤더니 좋은 플레이를 꾸준하게 했던 것 같다”며 “초반에 우승해서 기쁜데 앞으로 1~2승정도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