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언택트’ 열풍에… 시총 10위 비중 45%로

입력 2020-06-01 04:06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45%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인 올해 초(42.1%) 대비 2.6% 포인트 오른 수치로, 지난해 초(35.8%)와 비교하면 10% 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국내 증시에 불어온 ‘바이오·언택트(비대면)주’ 열풍과 더불어 성장성이 높은 일부 우량주로 자금 쏠림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종목(789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의 비중은 44.7%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부동의 1, 2위인 삼성전자(23.0%)와 SK하이닉스(4.5%)의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대비 각각 0.4% 포인트씩 내렸다.

대신 코로나19 여파가 호재로 작용한 제약·바이오·인터넷 정보기술(IT)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초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2.0%로 순위 4위에 그쳤지만, 코로나 사태로 바이오 종목의 기대감이 급증하며 시가총액 비중이 3.1%까지 상승했다. 전체 순위도 3위로 올랐다. 셀트리온 역시 7위(1.6%)에서 5위(2.2%)로 올라섰다.

이달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한 네이버는 연초 3위였던 시가총액 순위가 4위로 한 단계 내렸다. 그러나 시가총액 비중은 2.1%에서 2.8%로 뛰었다. 삼성SDI와 카카오는 연초 각각 1.1%와 0.9%였던 시가총액 비중이 1.9%와 1.8%로 올랐고, 순위도 기존 18위와 22위에서 7위와 8위까지 상승했다.

바이오·IT주의 약진 속에 상위 10개 종목의 손바뀜도 잦았다. 삼성물산은 연초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1.4%로 동일했지만, 시총 순위는 10위에서 12위로 하락했다. 현대차도 같은 기간 시가총액 비중이 1.8%에서 1.6%로 불과 0.2% 포인트 떨어졌지만, 순위는 5위에서 10위로 주저앉았다. 현대모비스도 시가총액 비중이 1.7%에서 1.4%로 하락하며 6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지난달 코스피지수 변동률은 6.6% 수준에 그쳤다. 바이오·IT 중소형주 위주인 코스닥지수 변동률이 10.1%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다만 6월부턴 이 같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은택·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기 반등 기대감으로 반도체와 은행, 화학 등의 대형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며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격차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