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이 국내에서 소위 말하는 ‘아빠 차’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들 SUV는 웅장한 외관뿐 아니라 넉넉한 내부 공간까지 갖춘 게 특징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매력을 앞세워 아빠들의 눈을 공략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6인승 이상 대형 SUV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선 대형 SUV 시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포드 익스플로러, 기아자동차 모하비 등 다양한 모델의 대형 SUV가 흥행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공간을 중요시하는 기존 한국 문화에 최근 캠핑 붐이 더해진 게 ‘큰 차 열풍’으로 이어진 것이다.
소비자들은 대형 SUV를 살 때 다른 차급보다 내부 공간을 더 꼼꼼히 따져보는 경향이 있다.
적재 공간을 살펴보면 물 건너온 수입차들이 한발 앞서는 모양새다. 트래버스는 651ℓ, 익스플로러는 515ℓ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팰리세이드는 509ℓ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열과 2열을 접었을 때의 최대 적재 공간 역시 트래버스가 2780ℓ로 가장 크다. 2447ℓ의 팰리세이드와는 300ℓ 이상 차이가 난다.
3열 공간도 중요한 비교 요소 중 하나다. 대형 SUV 구매자들은 탑승객이 3열에 앉는 것까지 고려해 차를 사는 경우가 많아서다. 트래버스는 850㎜의 3열 레그룸을 확보했다. 익스플로러가 818㎜, 팰리세이드는 798㎜의 공간을 제공한다.
내부 공간은 결국 전장이나 휠베이스의 길이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래버스는 국내 출시된 SUV 중 가장 긴 전장(5200㎜)을 자랑한다. 익스플로러의 전장은 북미 기준 5050㎜의 전장을 보여준다. 모하비나 팰리세이드와 같은 국산 대형 SUV들은 5000㎜에 근접한 수준이다.
차량별로 특장점은 존재한다. 트래버스가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를 바탕으로 내부 공간에서의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면 팰리세이드는 차의 가격이 3000만원대에서 시작돼 극강의 가성비를 뽐낸다. 트래버스와 익스플로러는 가솔린 모델로만 출시됐고, 팰리세이드와 모하비는 디젤 모델까지 갖춰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SUV는 자동차 시장에서 차체 크기 차이가 가장 큰 세그먼트”라며 “사용 목적에 따라 공간에 관련된 모델별 수치 등을 꼼꼼하게 따진 뒤 자신에게 맞는 차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