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교회들이 늘면서 영상에 쓰이는 음악 저작권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회들이 저작권 걱정 없이 음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법을 마련한 이들이 있다. 저작권 없는 음악을 직접 만들어 ‘음악 나눔’을 하는 부산 동래중앙교회(정성훈 목사)의 청년교회 찬양팀 예람워십이다.
예람워십에서 편곡을 하는 남디(본명 남재선·22)는 지난달 4일부터 자신과 예람워십 팀원들이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남디’에 직접 작곡한 음악을 올리고 있다. 모두 저작권이 없는 음악이다. 남디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적절한 음악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교회와 크리스천 영상 제작자들을 보며 작곡을 결심했다.
그는 “많은 교회와 크리스천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영상 제작이 생소하고 저작권을 잘 몰라 어려워한다”며 “더 많은 교회와 크리스천이 고민 없이 콘텐츠를 통해 복음 선포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에 저작권 없는 음악 나눔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디의 곡들은 2년간 유튜브를 운영하며 맞닥뜨렸던 고민의 결과물이다. 영상제작자의 관점에서 청각적으로만 즐거운 게 아닌, 영상과 잘 어우러지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운전할 때 듣기 좋은 상쾌한 곡부터 지지직거리는 노이즈를 활용해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연출한 곡까지, 여러 상황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위기의 곡이 완성됐다. 반복되는 멜로디 위에 드럼 비트와 화음을 차곡차곡 쌓는 루핑(Looping) 방식의 곡이다.
예람워십은 코로나19로 영상 예배가 한창 진행되던 당시 교회들이 찬양 영상을 저작권 허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나누기도 했다. 당시 예람워십이 올린 찬양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0만회에 달한다.
예람워십이 저작권 없는 음악을 나누는 것은 동시에 저작권을 가진 창작자의 음악을 존중하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남디는 “교회도 콘텐츠를 만들 때 저작권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준비하면 좋겠다”며 “저작권을 존중할 때 창작자들이 더 힘을 내 교회 문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