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국민과 함께 달리는 철도… 사회공헌 ‘큰손’으로 떴다

입력 2020-06-01 21:33
철도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평가에서 최고수준인 A등급을 받았다. 사진은 원주~강릉 구간 전차선의 조가선(전차선 수평을 유지하기 위해 지탱하는 전선)을 설치하는 모습.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국가 균형발전의 원동력은 원활한 교통에서 나온다. 그 중심에 철도가 있다. 철도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동맥이다. 안전성, 높은 신뢰성 등 대체할 수 없는 철도만의 강점 덕분이다. 대한민국은 바로 이 특성에 힘입어 눈부신 성장을 거뒀다.

시대가 바뀌며 철도는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변모했다. 철도자원의 다각적 활용에 천착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고집스런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철도는 이제 국토 구석구석을 잇는 혈맥으로, 첨단 안전기술 적용의 롤모델로, 그리고 사회공헌의 새로운 ‘큰손’으로 국민과 동행하고 있다.

올해도 신규 사업 ‘착착’

철도공단은 2004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빠르고 안전하고 쾌적한 철도로 국민과 함께 간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철도 소외지역에는 철도망을 신설하고, 대도시권에는 철도망을 더욱 확충하며 국내 철도서비스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편의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은 곧 결실로 이어졌다. 시속 200㎞이상 환경에서도 각종 시험이 가능한 ‘철도종합시험선로’를 지난해 3월 세계 5번째로 설립했다. 철도종합시험선로는 세계적 수준의 철도용품·시스템 성능 검증이 가능해 국내철도사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철도 이용객들의 편의를 대폭 향상시킨 사업이 대거 추진됐다. 먼저 청량리~동해 구간의 KTX 직결 운행이 가능해졌고, 1호선 급행열차를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연장운행토록 했다. 여기에 김포도시철도와 포항영일만신항 인입철도, 광주송정~고막원 구간 호남고속철도 등이 개통되며 철도 접근성이 대폭 향상됐다.

올해에는 원주~제천 복선전철 등 9개 사업이 개통되고 호남고속철도(고막원~임성리) 등 신규 6개 사업이 착공에 들어간다. 특히 연말 착공하는 고막원~임성리 구간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에서 목포까지의 이동시간이 기존보다 20여분 단축된 2시간6분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사업의 성공은 무엇보다 협력업체와의 건강한 공존이 필수다. 때문에 철도공단은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발주자 갑(甲)’이라는 관행을 벗어나기 위해 ‘3제로(無)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3제로 운동은 사고·부패·(예산)이월 등 업계에서 근절돼야 할 3가지 문제의 해소를 목표로 한다. 철도공단은 단순한 1회성이 아닌 공단의 궁극적인 목표로서 3제로 운동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 철도 첨단화 필수

4차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며 각종 분야의 자동화·첨단화가 이뤄지고 있다. 철도 안전관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철도공단은 안전관리 업무에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빅데이터 등 첨단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철도 안전에 활용하면 기상이변·지진발생 등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설물의 상태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 외부 환경에 따른 교량·터널의 변화 확인, 여름철 레일의 온도를 측정해 열차 운행 여부를 통제하는 기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드론기술은 넓은 범위를 관리하는데 탁월하다. 지난해 말 기준 국가철도 96개 노선의 총 연장은 약 4150㎞에 달한다. 드론은 긴 구간에서도 불법건축·형질변경·경작 등 철도보호지구 내 불법행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형·수상교량 등 사각지대 점검에 활용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이밖에 빅데이터 기반의 철도 유지보수 시스템인 ‘철도시설 이력관리 종합정보시스템(RAFIS)’도 내년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각종 통계에서 도출된 패턴·추세를 분석해 철도시설의 변화를 감지하고, 고장의 원인 및 결과를 예측해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적정 시기에 유지보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만큼 안전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철도공단은 지난해 고용노동부 주관 ‘2019년 공공기관 안전활동 수준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A등급을 받았다.

새로운 가치, 사회공헌활동

최근 철도공단이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다. 철도역사 내 공유 사무공간, ‘직장맘’들을 위한 역사 어린이집 등 철도자산이라는 고유의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청년외식 예비창업가의 공간인 ‘칙칙쿡쿡’, 예비창업자·스타트업을 위한 국내 최초의 철도고가 하부 창업플랫폼 ‘스테이션G’, 청년예술가 공방인 ‘스테이션A’ 등은 사회공헌활동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특히 경춘선 평내호평역에 조성된 국내 최초의 ‘철도역 어린이집’은 가장 혁신적인 사례로 꼽힌다.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철도공단은 이밖에 임직원들의 기부금 등으로 마련된 4억여원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한편, 대전지역 7개 공공기관과 함께 ‘퍼블리코 대전’을 구축해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퍼블리코 대전은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쓰레기 상습투기 구간에 화단·벤치 등을 설치하는 ‘게릴라 가드닝’ 등 공공기관·지자체 협력의 대안을 제시했다.

김상균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12일 진접선 복선전철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제공

김상균 철도공단 이사장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모든 국민이 쾌적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철도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철도건설현장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사회에 필요한 공공기관으로서 다양한 사회적 가치 활동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