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회 제때 열리고 법안 제때 처리되면 업어드리겠다”

입력 2020-05-29 04:03
사진=서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일하는 국회와 여야 협치에 대한 기대감을 수차례 표출했다. 이날 회동은 어느 때보다 격식 없이 이뤄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 대통령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회동은 156분간 진행됐다. 낮 12시1분에 만나 오후 2시3분까지 오찬을 한 뒤 오후 2시37분까지 경내 산책을 했다. 당초 예정됐던 1시간30분을 훌쩍 넘겼다. 현 정부 들어 진행됐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 중 두 번째로 길었다.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김 원내대표가 “(대통령께서) 오늘 우리를 위해 일정을 많이 비워놓으셨네요”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회동에 앞서 주 원내대표가 “오늘 날씨 너무 좋습니다”라고 인사하자 문 대통령은 “그렇습니다. 반짝반짝하네요”라고 화답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오늘 대화도 날씨만큼 좋을 것 같다”며 웃자 주 원내대표는 “그리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김 대표님이 잘해 주시면 술술 넘어가고, ‘다 가져간다’ 이런 말하면…”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최근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다 갖겠다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두 분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며 “빨리 들어가는 게 덜 부담스럽겠죠”라고 했다. 세 사람은 기념촬영 후 상춘재로 이동해 만남을 이어갔다.

이날 회동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문 대통령과 두 원내대표는 공개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으로 배석 인원도 최소화했다. 참석자 모두 노타이 차림이었다. 민주당과 통합당 양쪽 관계자도 배석하지 않았다. 회동의 메인 메뉴는 협치와 화합을 상징하는 계절 채소비빔밥이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초여름 대표적 보양식인 민어맑은탕이 함께 올랐다고 한다.

이가현 김이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