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잠재적 대권 주자인 김부겸(사진) 의원이 오는 8월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에 이어 김 의원도 당권 출마 결심을 굳힌다면 이번 전당대회가 사실상 대선 경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심을 끝내고 마지막 결심을 굳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는 중이고, 명확하게 결정이 되면 입장을 밝힐 것이다. 너무 오래 끌진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내부 회의를 하며 최종 결정 및 출마 선언 시점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의원은 당권을 거치치 않고 대권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당의 당권·대권 분리 규정으로 인해 당권을 잡더라도 ‘임기 7개월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김 의원 주변에서는 당권을 거쳐 대권으로 가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이 2년 남은 시점에서 당권 도전은 원외 인사가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여권 유력 대권 주자인 이 위원장이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로써 민주당 전당대회는 우원식 홍영표 의원에 더해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이 위원장과 김 의원의 양자 구도가 부각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호남 대 영남 지역 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하면 영남권의 대표주자로서 통합의 메시지를 명분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을 둘러싸고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표심이 어떻게 나뉠지도 관심사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 3개월 전에 선언한 전례가 없다. 너무 몰고 간다”며 당대표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선을 그었다. 앞서 이 위원장이 다음 주 초 전당대회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활동 일정과 국회 개원 상황 등을 감안해 시기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차원에서 다음 달 3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주요 권역 도시를 돌며 지역별 민생현장 점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 도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재희 김용현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