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 서울의 최용수(46)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함께 뛴 대표팀 후배 김남일 성남 FC 감독을 향해 칭찬과 견제의 메시지를 함께 보냈다. 성남이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만 자신과 김 감독 사이 경험의 격차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최 감독은 성남과의 31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28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 감독은 “시간과 경험은 (김 감독에게)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내가 (감독으로서) 10년간 지내온 시간은 끔찍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간 쌓아온 경험이 김 감독보다 앞서 있다는 자신감이다.
김 감독은 최근 성남을 이끌고 1승 2무의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가 감독으로서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결과다. 지난 강원 FC와의 원정에서는 무승부에 그쳤지만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력을 지닌 상대를 몰아붙여 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에서 K리그1과 K리그2를 통틀어 데뷔 감독 중 패를 기록하지 않은 건 김 감독이 유일하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부임 기자회견에서 이기고 싶은 팀으로 서울을 지목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이유를 묻자 “굳이 이유는 없다”면서도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최 감독과의 대결을 고대했다. 최 감독은 이날 다소 굳은 얼굴로 “그 친구(김 감독)가 왜 그런 답변을 했는지 의식하고 싶지 않다”면서 “(어차피) 오래전부터 서울은 항상 모든 팀의 공적이었다. 좀더 자극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이날 회견에서 최 감독은 성남을 향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수비 시 파이브백, 스리백의 수적 가담이 끈끈하다”면서 “공간을 쉽게 내주지 않으면서 포지션 변화를 통해 상대의 포지션 이탈을 이용한다. 경기를 들여다보면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홈에서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무게중심을 앞에 둬서 역습을 허용하는 건 자제하겠지만 공수 균형을 잡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시즌 초 저부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기세들이 다 꺾여 있었다”며 “선수들이 정신적인 부분만 잘 잡으면 좋은 경기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코로나19 휴식기 때문에) 경기 70분대를 지나며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승부가 날 때가 많을 것이다. 백업자원들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리=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