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가격 폭락으로 재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정부가 마늘 수급 조절에 실패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의성군지회(지회장 구위회) 소속 농민 100여명은 27일 의성농협 남부지점 앞에서 ‘마늘 생산비 보장을 위한 농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의성군은 마늘유통공사를 설립해 유통구조를 단일화하고 마늘 농가가 참여하는 대책위원회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성군 등에 따르면 마늘 밭떼기 평균 거래 가격이 지난해 660㎡에 400만∼450만원선이었지만 올해는 230만∼250만원으로 떨어졌다. 도매가격도 1㎏에 4000원으로 평년 6500원 보다 40% 가까이 하락했다. 의성 한지형 마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지난해 1322㏊ 1만3230t이며 올해는 1284㏊에서 1만3482t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마늘 재배면적은 2만5376㏊로 평년 2만4603㏊보다 3% 늘었고 생산량은 평년 30만5000t보다 14% 늘어난 35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한지 마늘 긴급안정제’가 오히려 가격 하락을 부채질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가 폐기 지원금으로 660㎡에 212만원을 책정하면서 상인들이 밭떼기 거래에 이 기준을 적용해 그 밑으로 값을 부르고 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의성군지회 구위회 지회장은 “정부가 수매가격을 전년 대비 3분의 1로 제시하고 있다”며 “생산비 이상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다음 달 19일 경북도청과 영천시청 등에서 마늘 팔아주기에 나설 예정이지만 농민들의 시름을 달래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성=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