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하나님 기쁘게 하는 삶 살아야

입력 2020-05-29 16:21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어린이들이 지난해 11월 미국 버지니아주 센터빌에 위치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2012년 4월 세상을 떠난 찰스 콜슨의 ‘백악관에서 감옥까지’라는 책이 있습니다. 찰스 콜슨은 법학박사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였습니다. 갖은 수단을 동원해 닉슨을 대통령에 재선시켰습니다.

당시 최고의 권력을 누렸지만, 닉슨의 워터게이트에 연루돼 교도소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최고 권력의 자리에서 가장 비천한 감옥으로 떨어졌지만, 예수님을 만났을 때 그의 인생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주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우선 죄수들이 싫어하는 빨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 그의 진심을 의심했지만 한결같은 그의 봉사를 보면서 감동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평생 집에서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않았던 나는 저들을 사랑하면서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발견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출소 후인 1976년 교도소선교회를 세워 죄수들의 새 삶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쳤고, 93년에 종교계의 노벨상이라는 템플턴상을 받게 됩니다. 세상의 권력을 향해 달려가던 인생이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야 가치 있는 인생,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학력 재력 직장 부모님 자식을 가지고 상대방과 비교하며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달려갑니다.

그리스도인도 예외가 아닙니다. 주님이 나의 전부라 고백하면서도 여전히 땅 위에서 많은 것 높은 것 좋은 것을 추구하며 상대주의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상대주의란 괴물은 아무리 가져도 만족을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것으로 우리를 채운다 해도 그것 때문에 진정한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고결한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생의 가치를 발견할 때 비로소 진정한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

만물을 말씀으로 지으셨지만, 인간 창조는 특별했습니다.(창 1:26~27)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을 따라 만드셨습니다. 두 가지를 눈여겨보아야 하는데, 하나는 ‘우리’라는 단어이고 다른 하나는 ‘형상’과 ‘모양’이라는 단어입니다.

‘우리’라는 표현에서 천지창조 때부터 삼위 하나님이 거룩한 신적 협의를 통해 일하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위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 일하십니다. 천지를 창조할 때부터 하나님의 성령이 수면에 운행하셨고, 성자 하나님 없이 지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마지막 결정체인 인간을 만들면서 거룩한 신적 협의를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내리신 마지막 결정은 자신의 모양과 형상을 따라 만들자는 것입니다.

‘형상’과 ‘모양’은 창세기에 세 번 나타납니다.(1:26~27, 5:1~3, 9:6) 이때 형상과 모양은 인간에게 주신 고유한 속성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거룩함 의로움 사랑 등의 품성을 닮은 존재라는 말입니다. 이런 품성은 인간에게 하나님과 교제하도록 만들고, 인간에게 만물을 다스리는 권한도 부여합니다. 어떤 동물도 지니지 못한 인간만의 특별한 특성이 이 단어에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특별한 축복과 사명을 주셨습니다. 땅에서 번성하고 충만하고 정복할 수 있는 특권과 만물을 다스리는 권한이었습니다. 물론 타락으로 인해 하나님이 주신 문화적 명령과 사명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지만, 이제는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왕 같은 제사장의 모습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발견하면 두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한없는 죄인으로 서 있는 자신에게 절망하게 되고, 이런 자신을 위해 아들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고귀한 정체성에 눈이 열립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뿐 아니라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혁명이 일어납니다. 상대적인 잣대로 자신이나 사람들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외적인 것으로 상대를 평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깃든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이 없고 사랑받지 못할 사람도 없습니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사람을 만드셨을 때 하나님의 소감은 어땠을까요. 다른 창조물과 달리 특별한 감탄이 있습니다.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과 모양대로 완벽하게 사람을 만들기 원하셨고, 기대한 대로 작품이 나타났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감동이었습니다. 아담을 보시고 미소를 지으며 대견해 하는 하나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인간의 존재 목적이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이 심히 기뻐하시는 존재였습니다. 사람을 보고 기뻐하신 하나님이라면, 인간의 존재 목적은 명확합니다.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즐거워하도록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삶은 하나님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지만, 사람에게도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 그것이 가장 값진 인생입니다.

류응렬 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