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등교 시작됐다… 유치원·초중고 561개교는 취소·연기

입력 2020-05-28 00:05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의 등교가 시작된 27일 강원도 춘천 금병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책상을 띄어 앉은 채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예정됐던 등교 수업이 미뤄진 학교가 전국적으로 561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유치원과 초·중·고교 2만902곳의 2.7% 수준이다. 교육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지역의 위험도를 평가해 선별적으로 학교 문을 닫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등교를 미루는 학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날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3학년, 고교 2학년이 등교 수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부터 등교한 고3을 합하면 전체 학생의 47%가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예정된 등교를 미루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학교는 오후 1시30분 기준 유치원 278곳, 초등학교 176곳, 중학교 69곳, 고교 36곳, 특수학교 2곳이다.

경기도 부천이 251곳으로 가장 많았다. 유치원 125곳, 초등학교 64곳, 중학교 32곳, 고교 28곳, 특수학교 2곳이 등교를 미뤘다. 부천의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여파다. 경북 구미가 181곳으로 뒤를 이었다. 유치원 101곳이 문을 닫았고 초등학교 52곳, 중학교 28곳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서울은 유치원 50곳, 초등학교 54곳, 중학교 6곳, 고교 1곳이 등교를 연기했다. 대구 수성구 6곳, 경기도 구리 5곳, 경북 상주 4곳, 경남 진주 2곳, 인천 동구 1곳도 등교를 미뤘다.

특히 고3 학생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전날 대구 오성고 3학년 한 명이 확진됐다. 오성고는 물론 이 학생과 접촉한 학생들이 다니는 남산고·능인고·시지고·중앙고·경북예고도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이날은 서울 강동구의 상일미디어고 3학년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등교 첫날이었던 2학년도 집으로 돌아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원격수업만으론 교사 대면을 통해야만 가능한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며 “현재 코로나19 관리체계 속에서도 등교하지 못하면 올해 등교를 아예 못할 수 있다”며 등교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새 마스크·에어컨 지침을 발표했다. 기존처럼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수업 시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 화장실, 식사 시간 줄 설 때도 마찬가지다. 다만 운동장 등 실외에선 1m 이상 거리 유지가 가능하면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머리가 아프거나 숨이 차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날 때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했다.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표현하는 데 서툴다. 학교와 교사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보건교사들은 여름용 마스크 보급을 서둘러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지난 2~3월 급히 확보하다 보니 학교에 의료용이나 두꺼운 겨울용이 많다는 것이다.

에어컨은 창문을 닫고 가동하고 최소 2시간마다 자연환기를 한다. 학교에선 쉬는 시간마다 창문을 활짝 열도록 했다. 에어컨 바람은 약하게 사람을 피해서 가동한다. 비말(침방울) 확산 범위가 커지므로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켜서는 안 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