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 사망자… 1분기 인구 사상 첫 자연 감소

입력 2020-05-28 04:05

올해 1분기 태어난 아기의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었다. 분기별로 사상 첫 인구 자연 감소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총 인구가 2028년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 간 교류 및 접촉이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자칫 올해부터 국내 인구가 감소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은 ‘3월 인구동향’을 통해 올 1분기 출생아는 7만4050명으로 동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52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1분기 0.90명이다. 이 역시 2009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었다.

1분기 사망자는 7만9769명으로 1분기 인구는 5719명 자연 감소했다. 1분기에 인구 자연 감소 현상이 발생한 것은 1981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28년 5194만명까지 증가한 뒤 2029년부터 감소한다. 당시 인구 감소 시점은 2016년 추계보다 3년 앞당겨졌다. 하지만 올해 1분기부터 인구가 줄면서 전체 인구 감소 시점이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올해 닥친 코로나 사태가 이런 경향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코로나로 결혼 연기가 속출한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은 자연스럽게 남녀 간 대면 접촉을 줄이는 방향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1분기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인구도 올해 처음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장래인구 특별추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이주민까지 포함한 것이어서 총 인구 감소 시점이 올해부터 시작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통계청은 설명한다.

정부가 한 해 저출산 해결에 40조원 넘는 돈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한 전문가는 “고학력 여성의 사회 진출, 부동산 가격 급등, 교육 정책 등 여러 원인이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구 구조 변화는 경제에 가장 큰 부담이다. 노동력이 줄면 시장이 축소되고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제조업에 위기가 올 수 있다. 공적 연금, 건강보험 등 복지지출 과다로 국가재정 부담도 커진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