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가 끝내 부천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로 이어졌다. 클럽 방문객인 인천 학원강사의 거짓말이 연쇄감염에 이어 부천 물류창고 집단감염까지 불러일으키자 수도권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현재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는 전날 대비 27명 늘어난 36명으로 집계됐다. 인천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직원 32명과 동거가족 4명이 잇따라 감염됐다.
확진자들의 접촉자(잠정)만 489명에 이르러 앞으로도 확진자 수가 폭증할 개연성이 크다. 방역 당국은 물류센터 관련자 4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비롯됐다. 물류센터 첫 확진자인 인천 142번 A씨(43·여)는 지난 9일 인천 학원강사발 3차 감염자가 다녀간 부천 ‘라온파티’ 돌잔치에 들렀다가 12일 오후부터 13일 새벽까지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일을 했다. 몇 시간 뒤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23일 물류센터 근무자 중 가장 빨리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가 물류창고 직원들을 연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단 중대본은 “다른 감염 경로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물류센터는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확진자 발생 전 센터 직원들이 식당에서 다닥다닥 붙어 밥을 먹거나 휴게실·흡연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바로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도 “기본적인 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자 수도권에는 비상이 걸렸다. 부천시는 아예 ‘생활 속 거리두기’ 체제 이전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 등교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을 이어가며, 관내 체육시설을 다음 달 2일까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시는 부천시 인접지역에 ‘감염 확산 저지선’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평·계양구의 의료인력을 보강하고 검사 대상자들에게 증상 유무와 상관 없이 빠르게 검사를 받으라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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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