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신차 공개 행사에 ‘드라이브스루’ 방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새롭게 기획된 이번 행사는 세계 최초로 신차를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로 꾸며져 의미를 더했다.
27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BMW 뉴 5시리즈와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GT)의 공개 행사가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진행된 BMW그룹의 첫 공식 행사였다. BMW가 모델 시리즈를 국내에서 전 세계에, 두 가지 모델을 동시 공개한 것은 국내 수입차 브랜드 사상 최초다.
행사장에는 60여대의 BMW 차량이 투입됐다. 기자 등 참석자들은 배정받은 차량에 개별 탑승해 자동차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신차 발표를 시청했다. BMW 측이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였다. 도열된 차량 앞으로 854인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음향은 지정된 라디오 주파수를 통해 차 내부로 전달됐다.
코로나19로 방한하지 못한 피터 노타 BMW 브랜드 및 세일즈·애프터세일즈 총괄은 영상편지를 통해 “뉴 5시리즈와 뉴 6시리즈 GT를 가장 먼저 선보일 곳으로 한국만한 국가가 없다”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한국의 강력한 방역조치 덕분에 이번 발표를 할 수 있었다. 한국사회 전체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신차 관람도 드라이브스루로 이뤄졌다. 행사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구간을 차를 몰고 지나가면서 감상하는 방식이었다.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차에 탄 채 진행한 셈이다. 60여대 차량이 길게 줄지어 입장하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BMW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당초 BMW 측은 2020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 행사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부산 모터쇼가 취소되면서 BMW 드라이빙 센터를 월드 프리미어 무대로 낙점했다. 철저한 방역체계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한국의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행사에선 BMW 뉴 523d, 뉴 530e, 뉴 640i xDrive 3개 차종이 공개됐다. 이들 신차는 올해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뉴 5시리즈는 7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로 디자인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세련미를 더했다. 외관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특유의 강렬한 존재감과 스포티한 스타일을 살렸다. 뉴 6시리즈 GT는 역동적인 비율로 럭셔리 세단의 우아함과 쿠페의 스포티한 감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BMW코리아는 이번 행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마케팅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비접촉 방식의 행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행사였다”고 말했다.
영종도=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