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시내에서 사륜구동 픽업트럭을 타고 깊은 산 속으로 한 시간쯤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이들, 바로 카렌족이다. 이들은 잊힌 민족으로 불릴 정도로 고립된 일상을 산다.
저자는 1995년부터 흙먼지를 벗 삼아 험한 길을 달려 그들과 만났다. 함께 먹고 어울렸으며 대화하고 웃고 울었다. 그렇게 복음을 전하며 친구가 됐다. 그들과 쌓은 추억이 책의 재료가 됐다.
저자는 선교지 주민 위에 군림하지 않고 함께 살려고 노력했다. 누구보다 겸손하려 애썼고 일방적으로 지도하거나 안내하지 않았다. 대신 하나님이 이미 그들 가운데 어떻게 역사하고 계셨는지를 엿봤다. 그런 배움은 그를 더욱 낮아지게 했다.
책 제목에 담긴 ‘그들을 통해 배우다’는 일종의 신앙고백이다. 카렌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의 순수한 신앙과 자립 의지를 보며 오히려 많은 걸 배웠다는 저자의 고백이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책은 우리에게 낯선 카렌족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선교지에서 받은 감동과 그곳에 대한 정보가 함께 담긴 책은 선배 선교사가 선교사 지망생들에게 띄우는 편지와 같다.
장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