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 시대 소형 ‘동종’ 나왔다

입력 2020-05-27 04:05

전북 장수 대적골 유적에서 후백제 시대 청동제 소형 동종(銅鐘·사진)이 온전한 형태로 출토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대적골 유적을 조사하고 있는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은 종합 제철 유적이 다수 확인됐으며 후백제 문화층에서는 온전한 형태의 청동제 소형 동종이 출토됐다고 26일 밝혔다.

높이 26.5㎝, 지름 10∼15.6㎝의 동종은 작지만 사찰에서 사용되는 큰 종인 범종(梵鐘)의 형태를 갖췄다. 매달 수 있는 고리 부분에는 용 한 마리와 소리대롱이 조각돼 있으며, 종의 천장 부분 가장자리에는 꽃무늬가 둘러져 있다. 몸체에는 돋을새김한 2개의 연꽃무늬 당좌(종을 칠 때 망치가 닿는 자리)가 있고 당좌 사이에는 연꽃에 앉은 불상과 보살상이 장식돼 있다.

전상학 전주문화유산연구원 조사1부장은 “종의 기법을 좀더 검토해봐야겠지만 함께 출토된 기와, 토기를 볼 때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 후백제 시기의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동종은 ‘상원사 동종’ 등 통일신라 때 것이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이었고, 후백제 권역에서 출토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 사찰용 동종이 대형인데 비해 이 동종은 소형이라 용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