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단지명과 브랜드는 주거환경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일단 한번 부정적 이미지로 낙인찍힌 브랜드는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브랜드 리뉴얼을 감행할 정도다.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오는 9월 하남·위례 지역 신축단지에 LH의 다섯 번째 아파트 브랜드인 ‘안단테’가 첫선을 보인다. LH는 2018년 앞선 브랜드들을 대체할 새 브랜드로 안단테를 개발했지만, 국토교통부와의 이견 등을 이유로 적용하지 못했다. 브랜드를 그대로 폐기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지난 3월 상표 출원을 끝내고 2년 만에 실제 도입을 앞두게 됐다.
LH가 새 브랜드를 만들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근거 없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다. LH의 아파트 브랜드는 그동안 주공그린빌, 휴먼시아, 뜨란채, 천년나무 등이 있었지만 영구임대주택 등에 대한 차별로 단지명을 활용한 조롱이 쏟아졌다. ‘엘사(LH에 사는 사람)’와 다른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들이 LH 임대주택 거주자들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LH는 4억8000만원의 연구용역비를 들여 새 브랜드 안단테를 만들었다. 하지만 안단테는 공공임대는 제외하고 공공분양 주택에만 적용된다.
LH관계자는 “공공분양 주택이 주거환경이 나쁘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탈피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 (브랜드에 대한 오해가 있을까봐) 홍보 활동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민간 아파트는 보다 적극적인 이유에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입지만큼이나 브랜드 자체의 고급 이미지가 중요해지면서 화려한 이름이 제시됐다. 영어는 물론 불어, 라틴어 등을 조합해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이 붙는다. 이에 계층이나 특권을 강조한 명칭도 많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런 이름이 만들어지는 것은 건설사와 조합원들의 이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명에는 재건축 조합 등의 의사가 많이 반영된다”며 “사내 브랜드 관리팀에서 후보 명칭을 만들어 제안하면 조합원들이 직접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LH 새 아파트 브랜드 ‘안단테’ 첫선
입력 2020-05-27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