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뤘던 한국 상업영화들이 6월부터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신작에 목말랐던 영화 팬들의 기대도 달아오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 할인권 133만장(입장료 6000원) 배포와 맞물려 극장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신작 레이스에 스타트를 끊는 작품은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송지효 김무열 주연의 ‘침입자’(감독 손원평)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본래 3월 12일 개봉하려 했던 영화는 두 차례나 개봉을 연기한 끝에 관객을 만나게 됐다. 제작비는 65억원 안팎으로 손익분기점은 140~150만명 정도다.
‘침입자’와 마찬가지로 개봉을 두 차례 연기했던 ‘결백’(감독 박상현)도 규모로 치면 60억원 정도의 ‘중급’ 영화다. 역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다.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등 굵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마을의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좀비물도 준비돼 있다.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이다. 영화 ‘부산행’과 넷플릭스 ‘킹덤’으로 불붙은 K좀비 열풍을 잇는 이 작품은 사람들이 좀비처럼 무차별 공격을 시작하며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러 기술이 활용되는 좀비물 특성상 제작비는 100억원대로, 대형 영화 개봉이 줄줄이 연기된 가운데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 작품 중 가장 먼저 개봉하게 됐다. 개봉 시기는 6월 말로 타진 중이다. 이밖에도 규모는 작지만 강렬한 색깔을 자랑하는 여성 영화 ‘프랑스 여자’(4일),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18일) 등이 관객을 만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97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1237만명 줄어든 수치다. 수익도 1057억원이 급감해 75억원에 머물렀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6월이 되면 기근을 면치 못했던 극장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인데다 신작들이 터져 나오면서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할인권은 ‘침입자’와 ‘프랑스 여자’ 개봉에 맞춰 배포된다.
강경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