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카카오, LG 생건도 제치고 ‘시총 8위’

입력 2020-05-26 04:06

카카오 시가총액이 23조원을 돌파했다. LG생활건강까지 제치고 코스피 시총 순위 8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지난 22일 ‘재계 2위’ 현대차를 추월한 지 불과 1거래일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주목받으면서 카카오와 같은 언택트 수혜주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것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디지털화가 대세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코로나19로 카카오를 바라보는 시장의 관점 자체가 달라졌다”며 “한마디로 표현하면 ‘시대주’”라고 말했다.

25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8.50% 오른 2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주가(15만2500원)와 비교해 60% 이상 급등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 지수가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3월 19일(13만4000원) 대비로는 배 이상 오른 가격이다. 이날 카카오 시가총액은 23조3000억원까지 치솟으며 코스피 시총 순위 7위인 삼성SDI(23조9300억원)와 6000억원 차이를 기록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카카오의 파죽지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주 내 7위가 바뀔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약진은 최근 ‘언택트 수혜주’와 ‘비(非)수혜주’로 양극화를 보이는 증시 흐름을 반영한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우려가 증폭된 이날 코스피지수는 1.25% 오른 1994.60에 마감했다. 이 같은 상승세를 연출한 건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 종목의 약진이었다. 카카오는 물론 시가총액 4위 네이버(4.56%)와 엔씨소프트(2.78%), 삼성SDS(6.59%)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60% 오른 719.89에 거래를 마쳤는데, 에코프로비엠(13.50%) NHN한국사이버결제(10.43%) 등 전기차·간편결제 관련주의 급등세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반면 삼성전자 등 대표적 우량주의 주가는 주춤하는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는 0.21% 오른 4만8850원에 마감했다.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은 -12% 수준이다. SK하이닉스(-13%)와 현대차(-21%) 현대모비스(-28%) SK텔레콤(-12%) 등도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언택트 수혜주의 단기 과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IT·소프트웨어 종목 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피로감이 형성된 것도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단기적 주가 조정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