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는 25일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 대해 “(위안부운동을) 30년 동안 하고도 하루아침에 배신했다”며 “사리사욕을 챙기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할머니는 이 때문에 지난 7일 기자회견을 결심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3월 30일에 (윤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미향씨, 이러면 안 되지 않나. 한번 오라. 오지 않으면 기자회견 하겠다’고 했더니 당당하게 ‘기자회견 하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 할머니는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화려한 안성 쉼터에는 ‘위대한 윤미향 대표’의 아버님이 사셨다더라”고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이 피해자 할머니들을 이용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김복동 할머니를 미국으로 끌고 다니며 고생시켰다”며 “그렇게 이용해 놓고 뻔뻔스럽게 묘지에 가서 눈물을 흘리느냐”고 힐난했다.
윤 당선인을 용서하지 않았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30년을 같이 해와서 눈물이 났을 뿐 용서한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도 잠행을 이어갔다.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은 물론 민주당의 어떤 공식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윤 당선인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향후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논란으로 위안부 인권운동의 대의와 역사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한목소리로 민주당을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일갈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동안 바보같이 이용당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먹었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절규 맺힌 외침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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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모 이가현 기자, 대구=황윤태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