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계·청와대 출신 당선인들은 의원회관 7층 이웃

입력 2020-05-26 04:03
이낙연(가운데) 당선인이 국무총리 시절인 지난해 4월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던 이개호(왼쪽) 당선인과 함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신임전국농협조합장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의원회관의 의원실은 호수가 한 번 확정되면 4년 임기 동안 바뀌지 않는다. 의원실은 이동의 편의성과 풍경도 중요하지만 4년간 함께해야 하는 이웃 의원과의 관계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확정한 의원실 배정을 살펴보면 이낙연계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한 층에 모이는 등 당선인들의 성향과 특징도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최경환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이 사용하던 746호에 들어가게 됐다. 같은 층에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당선인들이 입주한다. 이개호 의원은 자신이 사용하던 719호를 유지하며, 715호를 쓰던 오영훈 의원은 746호와 가까운 731호로 옮긴다.

청와대 출신 윤영찬 윤건영 한병도 당선인도 7층 이웃사촌이 됐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당선인은 726호,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일했던 윤건영 당선인은 727호, 정무수석 출신인 한병도 당선인은 728호를 배정받았다.

접근성이 낮아 선호도가 떨어지는 10층에는 김남국(1011호) 오영환(1021호) 장경태(1005호) 장철민(1009호) 전용기(1023호) 등 30대 청년 당선인이 대거 입주한다.

6·15 남북공동선언을 연상시키는 615호는 이 선언의 주인공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당선인이 사용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의원 시절 썼던 638호는 초선 조오섭 당선인에게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용했던 325호는 재선 권칠승 의원이 계속 사용한다.

미래한국당의 방 배정은 지난 22일 확정됐다. 탈북민 출신으로 왼팔과 왼다리를 잃은 지성호 당선인은 620호에 들어간다. 다소 외진 곳이지만 엘리베이터와 가까워 경호와 이동 모두 용이하다. 지 당선인은 “(경호 문제로) 10층 이야기가 나왔지만 나는 처음부터 6층을 원했다”고 말했다. 620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9대 국회 때 사용했던 방이다.

민주당과 미래한국당 모두 장애가 있는 당선인들을 배려했다. 민주당은 휠체어를 타는 이상민 의원과 최혜영 당선인을 엘리베이터와 가까운 401호, 647호로 각각 배정했다. 미래한국당도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당선인과 소아마비를 앓은 이종성 당선인을 엘리베이터와 인접한 601호와 707호에 배정했다.

미래통합당은 26일쯤 방 배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영국주재 북한공사 출신인 태영호 당선인은 경호 문제로 10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우 김이현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