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상화, 회복·혁신이 핵심”

입력 2020-05-26 00:01
이재서 총신대 총장이 25일 서울 동작구 총신대 총장실에서 취임 1년을 맞은 소회와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총신대(총장 이재서)는 최근 1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학교 중 하나다. 수년간 이어진 학내 갈등과 반목을 딛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웠고, 개교 이래 처음으로 임시이사 체제를 보내며 학교 정상화를 위해 뼈를 깎는 개혁을 추진해왔다. ‘회복’을 기치로 환골탈태를 꿈꾸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맞닥뜨리며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이재서 총장이 있다. 1년 전 오늘 임명장을 받은 이 총장을 25일 총장실에서 만났다.

-총장으로서의 1년을 스스로 평가하자면.

“성과를 얻은 동시에 보완점을 발견한 1년이었다. 학교 안정화의 기본은 학생 교수 교직원이 자기 본분을 다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1년 전에 비해 면학 분위기가 회복되고 교수와 교직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반갑다.

학교의 설립 주체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총회와 갈등을 풀고 상호협력의 길을 마련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학교 운영의 핵심 사안에 대해 교단 지도자들과 거부감 없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지는 모습은 최근 4~5년 동안 볼 수 없던 장면이다.

하지만 보완할 점이 여전히 많다. 직전 총장 체제에서 치밀한 법적 검토 없이 진행했던 행정적 결과물을 바로잡아야 한다. 임시이사 체제 종료 후 정이사 체제에서야 가능하겠지만, 총신대 정관 수정과 관련해서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정원감축안 확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기도 했고 최근엔 교원 징계를 두고 논란이 확산됐다.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총신대 신대원 홈페이지 게시판엔 ‘이상원 교수 해임 철회’를 요청하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글이 닷새 만에 300건 넘게 게시됐고 교수들도 입장문을 발표했다. 교원 스스로 겪어야 할 마음의 고통이 크다는 것도 잘 안다. 총장 직권으로 ‘해당 교수에 관한 건이 징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하기도 했고 재단이사회가 교원징계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신대원 교수들과 함께 탄원서까지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징계위는 ‘학생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2차 피해를 유발한 점’ ‘자신의 신상과 관련된 문제에 외부세력을 끌어들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 등을 지적했다. 앞으로 교육부 소청심사 제기 등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속단할 순 없지만,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상처 입은 학생과 교원의 회복이다. 이 교수에게 지금까지와 다른 입장 표명을 기대해본다.”

-해당 사안이 교내외에서 동성애 이슈로 확산된 데 대한 안타까움도 표출되고 있다.

“반동성애 진영의 최전선에서 싸워 온 총신대가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와 비판을 받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때문에 취임 초기부터 이어온 재정 정상화를 위한 모금활동도 큰 타격을 입었다. 총신대는 개교 이래 지금까지 성경에 반하는 그 어떤 사상과 사조도 용인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 입장을 확고히 유지할 것이다.”

-임시이사 체제 종료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당분간은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를 넘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속히 임시이사 체제를 종료하고 정이사 체제를 갖춰야 총회와 관계도 정상화로 갈 수 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한 향후 로드맵은.

“회복과 혁신을 핵심으로 ‘2023 대학발전계획’을 선포할 예정이다. 그중 혁신에선 교육 인재 행정체계 환경 사회공헌에 방점을 둘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9월 교원양성평가, 내년 상반기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 교육역량진단평가도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총신의 회복과 혁신을 위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지속적인 기도와 후원을 요청한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