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로 논란이 된 사모펀드와 파생결합증권(DLS) 등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이 코로나19 여파로 연이어 환매 지연에 휘말리면서 또 한번 몸살을 앓고 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판매도 시들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홍콩 자산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의 채권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과 이를 신탁형으로 만든 일부 상품에서 490억원 규모의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3년 만기인 이 상품들은 1년이 지난 4월쯤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충격으로 채권가격이 30% 이상 폭락하면서 운용사가 상환 자금 조달을 위한 채권 매각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운용사 측에 최대한 빨리 해당 상품의 자금 조달 계획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피해 투자자들에 대한 선(先)보상을 결정한 바 있다. 보상안에 따르면 신한금투가 판매한 라임 국내펀드의 투자자들은 손실액 기준 30%를 보상받을 수 있다. 지난 3월 신영증권에 이어 신한금투가 두 번째로 라임 사태 관련 자발적 보상에 나섰다. 이러한 투자자 보상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고위험 금융상품에서 상환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약 1100억원 규모로 판매한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에서도 환매 지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펀드는 이탈리아 지방정부의 건강관리 예산이 재원인 의료비 매출채권을 유동화한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을 겪으면서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고, 투자금 회수도 만기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측됐다. 13개월 차에는 조기상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하나은행도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가입자들에게 가지급금을 주거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임 사태에 이어 사모펀드나 DLS 논란이 지속되자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 판매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개인 대상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21조2008억원으로 전월(21조8659억원) 대비 67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6월과 비교하면 약 5조8300억원 급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