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백신 개발 로드맵 신속히 수립해야

입력 2020-05-25 04:03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 집단 감염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인천 학원 강사에서 시작된 감염이 학원생(2차), 학원생이 들렀던 노래방에 간 학생(3차), 이 학생의 가족(4차), 이 가족의 직장동료(5차)까지 번졌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고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왕성하게 감염시킨다. 집단 감염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대구·경북 지역에도 서울 클럽발 확진자들이 나왔다. 불안한 상황에서 오는 27일에는 고2, 중3, 초1·2, 유치원생이 학교와 유치원에 간다. 조금의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 긴장의 연속이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안도할 수 있는 길은 코로나를 예방할 백신과 치료제 개발밖에는 없다고 강조한다. 현재로서는 ‘방역수칙 실천이 최선의 백신’일 뿐이다. 언제 어디에서 대유행이 번질지 알 수 없다. 정부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이유다. 이는 국가별 이해관계를 떠나 전 세계가 최우선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인류 공동의 현안이기도 하다.

이미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국내에서도 민·관이 협력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존 약물의 치료 범위를 코로나로 확대하는 방법과 항체·혈장 치료제 등을 포함해 20여건의 치료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백신 개발도 10여건이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범정부 지원단을 구성해 지원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이제는 개발 목표와 생산, 지원 계획 등을 포함한 범정부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시간이 우리를 얼마나 기다려줄지 알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성이다. 과감하게 연구심의 절차와 기간을 단축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앨 필요가 있다. 현장 전문가를 믿고 최대한 자율을 보장해야 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과 국민들의 성숙한 의식, 방역당국의 분투 등이 어우러져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의 노하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