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QC(사진)는 다임러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EQ 브랜드의 첫 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특유의 고급스러움에 전기차의 미래지향적 감성을 더한 이 차는 앞으로 벤츠가 나아갈 방향을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13일 EQC를 타고 서울스퀘어에서 메르세데스-벤츠 고양전시장까지 달려봤다. EQC는 전장 4770㎜, 전폭 1890㎜, 전고 1620㎜의 크기를 자랑하는 중형 SUV다. 덕분에 전기차임에도 ‘묵직하다’는 첫 인상을 줬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EQC는 최고출력 408마력에 최대 토크 77.4㎏.m로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5.1초로 짧은 편이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 페달과 스티어링 휠을 통해 쫀득한 느낌이 전달됐다. 전기차임에도 기존 벤츠에서 느낄 수 있었던 주행 감성이 그대로 묻어났다. 가속을 해보니 조용하게, 그리고 재빠르게 잘 치고나갔다.
고속에선 뛰어난 안정감과 실내 정숙성을 보여줬다. 운전하는 동안 ‘참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종 주행보조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잘 작동했다. 알아서 차로 중앙을 유지하고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해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전기차가 갖춘 회생제동 시스템도 돋보였다. 감속하는 사이 모터를 발전기처럼 돌려 배터리에 전기를 비축하는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 뒤에 붙은 패들을 통해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EQC는 4단계 회생제동 모드를 갖췄다. 단계에 따라 확연히 다른 회생 능력을 발휘했다. 최상위 ‘D+모드’를 실행하면 오로지 주행에만, ‘D--모드’에선 회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감속 정도를 통해 전해졌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도 사용해봤다. “안녕 벤츠”라고 말하니 음성을 인식한 뒤 실내 온도 설정, 음악 재생과 같은 다양한 명령들을 수행해냈다.
EQC의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309㎞다. 고급차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가격은 1억360만~1억96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고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