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잡히던 코로나, 병원·노래방 타고 ‘N차 감염’ 확산

입력 2020-05-21 04:03
연합뉴스

신규 확진자 수가 10여명대로 내려앉으며 겨우 잡히는 듯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9일 만에 30명을 넘어서면서 다시 커졌다. 병원과 노래방 등 감염 위험이 큰 시설을 중심으로 ‘n차 감염’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명 발생하면서 9일 만에 다시 30명대로 올라섰다. 해외 유입을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자 24명 중 이태원 클럽 관련이 18명, 삼성서울병원 관련이 3명이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수술실 간호사가 코로나19로 확진되면서 접촉자와 능동감시자 1207명을 추렸다. 이 중 이미 퇴원한 환자 8명을 제외한 1199명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간호사 3명이 추가로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최초 확진된 간호사가 이태원 방문 이력이 없는 만큼 방역 당국은 외부에서 감염돼 간호사실 또는 간호사들의 휴게공간이나 탈의실에서 전파됐을 가능성, 수술을 받은 환자를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다만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은 학생들이 많이 가는 노래방과 PC방 등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날 인천에서 확진된 고3 2명은 이태원 클럽에 갔던 인천 학원강사(1차 감염)의 제자인 고3 학생(2차 감염)이 자신의 친구와 방문했던 노래방에 갔다가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들 중 한 명은 오한과 열감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난 9일 전에 마스크를 간헐적으로 착용한 상태에서 체대 입시 전문학원(서울휘트니스) 수업을 들은 것으로 파악됐다. 증상이 나타난 이후인 15~17일에도 마스크를 쓰고 카페와 PC방 등을 찾았다.

전날에는 서울 영등포구 직업전문학교 학생이 확진됐다. 이 학생은 클럽 방문자(1차 감염)의 밀접접촉자(2차 감염)가 갔던 노래방에서 감염된 3차 감염 사례다. 이날 정오 기준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196명 중 3차·4차 감염은 각각 25명, 4명이다.

‘n차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방역 당국은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중 직접 클럽을 방문한 사람보다 이들과 접촉한 사람에 더 주목하고 있다. 196명 중 클럽 방문자가 95명, 가족이나 지인, 동료 등 방문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람이 101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클럽 관련 전파가 노래방, PC방, 택시 탑승자 등으로 확산하는 등 2차, 3차 감염자가 계속 확인되는 상황”이라며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