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대출… 교회 ‘작은도서관’ 인기

입력 2020-05-21 00:02
서울 종로구 동숭교회 안세주 부목사가 2일 옹달샘 도서관에서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서울 종로구 동숭교회 ‘옹달샘 도서관’은 작지만 큰 사랑을 받는 도서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도서 대출 서비스를 도입했고 동네 서점 살리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옹달샘 도서관은 ‘하늘의 지혜가 끊임없이 솟아나는 도서관’이라는 뜻을 담아 2006년 개관했다. 신앙서적은 물론 어린이 청소년 어른을 위한 다양한 장르의 책을 구비하고 있다.

도서관은 1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교인들과 지역주민들은 도서관과 햇볕이 내리쬐는 앞마당에 앉아 책을 읽곤 했다. 현재는 지난 3월 19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임시휴관 중이다.

동숭교회는 공공도서관들도 휴관한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을 어떻게 섬길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지난달부터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도서관 밖에 마련된 도서 대출함에서 찾아갈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대출 기간은 2주이며 반납은 무인반납기로 하면 된다.

도서관 밖에 설치돼 있는 도서 대출함과 반납함.

홈페이지에 접수된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 대출함에 넣어주는 일은 교회 자원봉사자들이 한다. 봉사자들은 정기적으로 책을 소독하고 생분해성 봉투에 담아 대출함에 넣어준다. 대출함에는 분실 방지를 위해 비밀번호로 된 자물쇠를 걸어뒀다. 책이 준비되면 봉사자들은 신청자에게 문자로 비밀번호를 전송한다.

옹달샘 도서관은 동네 서점 살리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교회 인근 작은 서점에서 책을 구매해 읽고 난 뒤 감상문과 함께 영수증을 가져오면 가족당 2권까지 구매가격대로 사준다. 이렇게 매입한 책은 옹달샘 도서관에 비치된다.

주민들은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는 교회를 반긴다. 도서관 사역을 담당하는 안세주 부목사는 “비대면 방식으로 안전하게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며 주민들이 감사 인사를 전해올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아이들이 도서관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책 읽는 모습을 하루빨리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