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몸통’ 김봉현 구속기소… 수사 속도 붙나

입력 2020-05-20 04:08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 회삿돈 24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지검에서 향군상조회 인수 과정에서의 로비 의혹 및 횡령 혐의 등과 관련해 추가 수사를 받게 된다.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의 최측근인 스타모빌리티 김모(58) 사내이사 및 수원여객 재무담당 전무이사 김모(42)씨 등과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김 전 회장 등은 빼돌린 회삿돈 가운데 86억원을 수원여객 계좌로 돌려놔 실제 사라진 자금은 155억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사라진 자금 중 89억원은 김 전 회장이 스타모빌리티의 전신인 인터불스를 인수하는데 사용했다. 나머지 66억원의 사용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김 전 회장이 도피자금으로 썼거나 은닉해뒀던 현금 60억3000만원도 압수했다. 김 전 회장은 대형 캐리어(여행용 가방) 3개에 5만원권 현금 55억원을 담아 서울의 한 개인 물품보관소에 숨겨뒀다가 발각됐다. 검찰은 압수된 현금과 수원여객 횡령액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본다. 검찰은 횡령액의 최종 사용처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은 전세기를 동원해 수원여객 재무이사 김씨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지난해 12월 잠적했다. 잠적한 후에도 재향군인회상조회 인수를 주도하고 상조회에서 자금 378억원을 빼돌리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앞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은 피해자와 “상조회 자금으로 라임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취지로 대화했다. 김 전 회장은 해당 의혹들과 관련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에서 추가 수사를 받는다. 김 전 회장과 함께 검거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지난 12일 라임이 투자한 업체로부터 명품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은 라임 펀드 상품을 수천억원어치 판매한 장 전 센터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총 248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팔면서 수익률, 손실 가능성 등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알린 혐의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