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박물관 90% 문닫아… 그 중 13%는 운영 중단 위기

입력 2020-05-20 04:06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의 9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폐쇄된 박물관 숫자는 8만5000개가 넘고, 이 중 13%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발생한 재정적 손실 때문에 앞으로 운영을 중단할 위기에 처해 있다.

UN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세계 박물관의 날인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코로나19가 세계 박물관에 미치는 영향과 박물관의 대응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유네스코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박물관을 지원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프리카와 군서도서(섬) 개발도상국의 박물관들은 열악한 재정 및 디지털 상황 등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이후 5%만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디지털 서비스 기반을 갖춘 박물관조차도 현장 티켓 수익 등의 감소로 운영 및 직원 고용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우리는 디지털 기술로부터 고립된 이들까지도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네스코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예술가들을 돕는 ‘ResiliArt’ 운동의 일환으로 박물관들을 지원할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우선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어려움에 처한 박물관들이 지원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박물관 직원들의 고용 및 박물관의 디지털 아카이빙 지원 작업이 진행된다. 물론 유네스코의 박물관 지원 운동에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할 전망된다. 수아이 악소이 국제박물관협의회 회장은 “박물관 분야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지원 없이는 자생하기 힘든 구조”라면서 “긴급 구호기금을 마련하고 박물관 및 미술관 관련 전문가와 프리랜서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루 기자